이제 어드레스를 조금 바꿔 슬라이스양도 줄이고, 에이밍에도 조금 신경을 썼더니 공이 생각보다 잘 안죽기 시작한다.
공이 빠져도 해저드에 들어가서, 타수 손해도 조금 덜보고 해저드티에서 샷을 하기 시작하면, 이제 슬슬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깃대가 눈에 보이네? 가까워보이네? 붙여서 버디는 노려봐야지... 입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놈의 머리는 이미 혼자서 긍정회로, 행복회로를 실컷 돌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파5홀이라면? 나혼자 벌써 마음속에선 2온에 성공한 상황...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어서, 세컨샷을 할떄의 마음가짐에 도움이 될거 같아 가져오게 되었다.
같이 읽어보며,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외국 자료라서, 야드로 표시되어있기때문에 옆에 미터로 환산해 같이 표시 하겠다.)
파4홀. 나쁘지 않게 맞은 티샷.
도착해보니 남은 거리는 100미터 남짓. 잘붙이면, 탭인버디와 동반자들의 경이로운 시선이 기대되기 시작한다. 벌써 내 머릿속에선 홀아웃하고 당당히 걸어가는 뒷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기대 가득한 세컨샷.
52도 웨지를 당겨버린 나는 행복했던 꿈에서 깨어, 버디찬스를 노린다....망가진 경사, 10미터짜리로.....
나이스온~
그래, 그린온은 맞지....근데 날 놀리는기분이네....씁쓸해진다...
거기서 더 붙여야 했을까? 아니면 내 욕심이었을까?
도대체 나는 무슨 마음가짐으로 세컨샷에 임해야 했을까?
동반자의 나이스온이라는 이야기가 맞는 말임을 인정해야할 것 같다.
투어 선수에 비교했을때도, 이정도면 평균 샷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난다면,
샷이 문제가 아니라,
내 기대치. 내 마음가짐이 문제였다는 걸 깨닫는다.
TV에 나오는 프로골퍼들의 100미터 이내 어프로치샷은 항상 아름다운 백스핀과 함께 깃대 옆에 쭉쭉 꽂히지만, 생각보다 그런일이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카메라가 멋진 샷을 잘 잡아준 것일뿐...
PGA프로의 100야드(91.4미터) 어프로치샷 통계를 보면, 단 4%의 선수들만이 3피트(0.9미터) 안에 공을 붙인다. 25명이 샷을 하면 단 1명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100야드(91.4미터)의 어프로치 샷 중 25%만이 9피트(2.7미터) 안에 안착한다.
평균 샷 통계는 심지어 홀에서 18피트 5인치(5.6미터)에 이른다. ㅡ 내 편한 발걸음(1걸음=0.5미터)으로 10발걸음
게다가, 이건 PGA 투어 프로 평균이다.
기억하자.
다음에 세컨샷에서 웨지를 잡을때는, 프로도 잘 못하는 샷을 기대하고, 실수하고, 실망하지 말자.
오히려 더 가볍고 짜릿한 컨택과, 좋은 스코어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더 기억하기 좋게 몇가지를 정리해보자면,
1. 50야드(45.7미터)거리에서, 50%만이 12피트(3.6미터-7걸음) 안에 붙인다.
그린에 가까워지면 기대치가 치솟는다. 하늘을 뚫는다. 하지만 40~50미터 샷...까다로운 샷이다. 100야드에서 50야드로 2배나 거리가 줄어도, 샷 성공률이 2배가 되지 않는다.
PGA프로들은 평균적으로, 50야드에서 100야드보다 겨우 3피트(0.9미터) 더 붙였다.
우리에게 그린 한 가운데에 어프로치한 샷도 여전히, 그럴듯한, 나이스 온이다.
2. 115야드(105미터)부터 꽤 많은 프로들이 그린을 놓친다.
웨지를 들고 그린을 놓친 걸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 페어웨이에서 115야드를 남기고, 그린에 올린 PGA투어 프로는 80.4%에 불과하다. 5명 중 1명이 그린을 아예 놓친 셈이다.
게다가 18피트(5.5미터) 안에 붙인 샷은 절반도 안된다.
자책할 필요가 없다. 이걸 붙이는건 밥먹고 하루종일 연습하는 프로들도 꺼려하는 일이다.
3. 160야드(146미터)부터는 정말 붙이기 힘들다.
대략 7번아이언 비거리 정도 되는, 자주 연습하는 거리라서 쉬울 것 같지만, 정말, 정말 어렵다.
프로들은 불과 1% 만이 160야드(146미터)에서 3피트(0.9미터)의 안쪽으로 공을 붙였다.
그리고, 5% 샷만이 6피트(1.8미터) 안에 붙었다.
버디 잡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통계가 말해준다.
프로만큼 잘 붙인 후에, 프로만큼이나 퍼팅까지 잘해야된다.
4. 205야드(187미터)부터 그린에 올라갈 확률은 동전던지기 수준이다.
심지어 이 수치는 프로들이 페어웨이에서 한 샷들에 대한 통계이다.
205야드(187미터)부터는 평균적으로 50%의 프로만이 그린 적중에 성공했고, 홀컵에서 43피트 5인치(13미터) 떨어진 곳에 겨우 안착했다. 잘붙이려고 항상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선수들도 말이다.
위에서 말했었지만,
150야드에서 4번 중 3번 그린 적중
50야드에서 4번 중 2번 그린 적중
하는게 PGA 프로의 통계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우리 아마골퍼에게는 파5 세컨샷 남은 거리와 비슷하다. 새겨둘만한 부분이다.
5. 250야드(228미터)부터는 가까이 붙이기가 정말 힘들다.
브라이슨 디셈보, 로리 맥길로이, 타이거 우즈 같은 투어 프로와 거물급 선수들이 꾸준히 5번 아이언을 250야드나 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250야드의 샷 중 20퍼센트만이 그린에 올라가고, 14퍼센트 (약 1/7) 만이 45피트(13미터) 안에 붙는다.
이렇게 스스로의 기대치를 낮추고 관리하다보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좀더 조금 긴장하고, 좀더 일관되게 간결한 샷을 구사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럴수록 골프는 더 재밌을 질게 분명하다.
요약.
이것은 사실 나를 위한 요약.
1. 50미터에서 5미터 안쪽으로 붙이면 감사해하자.
2. 100미터에서 10미터 안쪽으로 붙이면 감사해하자.
3. 150미터에서 15미터 안쪽으로, 그린에 올리기만 해도 절하자.
4. 190미터에서 2온을 노리는건 나의 길이 아니다.
5. 잘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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